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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예배는 그렇게 형식적인 것처럼 느껴질까?” 혹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주일 예배에 참석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거나, 반복되는 순서 속에서 의미를 찾기 힘들었던 순간들 말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예배의 본질, 즉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에스겔 46장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해답을 전하고 있습니다. 제사와 안식일, 그리고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이 장은 단순히 종교적인 규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예배를 통해 공동체를 어떻게 새롭게 세워가길 원하시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청사진입니다.

안식일 제사의 회복 – 예배는 의무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

에스겔 46장은 특별히 안식일과 초하루에 드리는 안식일 제사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기 동안 잃어버렸던 거룩한 예배의 질서가, 성전의 회복과 함께 다시 세워지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은 단지 제사를 드리라고 명령하신 것이 아니라, 그 제사가 드려지는 방식, 시간, 장소, 그리고 그 제사를 드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신다는 점입니다. 이는 곧 예배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중심을 다시 하나님께로 돌리는 중요한 시간임을 뜻합니다.

안식일 제사는 매주 반복되는 순서 속에 있는 제도가 아니라, 영혼의 호흡을 회복하는 리듬입니다. 요즘처럼 바쁘고, 마음 둘 곳 없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이 거룩한 리듬 안에 나를 맡겨야 합니다. 예배는 나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과 다시 연결되는 통로이며, 그 안에서 진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이자 하나님 자녀들의 특권입니다.

지도자의 본보기 – 예배 앞에 선 공의로운 통치자

에스겔 46장은 또한 통치자(왕)의 행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왕이 백성과 함께 동문으로 들어가 예배를 드리고, 예배 후에는 문을 닫는 장면은 아주 상징적입니다. 이는 통치자 역시 하나님의 법 아래에 있으며, 예배 앞에서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에스겔 46장 1-3절

"1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안뜰 동쪽을 향한 문은 일하는 엿새 동안에는 닫되 안식일에는 열며 초하루에도 열고 2 군주는 바깥문 현관을 통하여 들어와서 문 벽 곁에 서고 제사장은 그를 위하여 번제와 감사제를 드릴 것이요 군주는 문 통로에서 예배한 후에 밖으로 나가고 그 문은 저녁까지 닫지 말 것이며 3 이 땅 백성도 안식일과 초하루에 이 문 입구에서 나 여호와 앞에 예배할 것이며"

이 구절은 오늘날의 지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정치인이든, 목회자든, 기업의 리더이든 간에 자신이 가진 권력이나 지위를 예배와 신앙보다 우선시한다면, 그것은 에스겔이 비판했던 옛 왕들의 전철을 다시 밟는 것입니다.

공의로운 통치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예배 앞에 스스로 낮아지는 자세,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나아가는 지도자가 진정한 리더입니다. 에스겔은 그런 지도자가 있는 공동체야말로 건강하고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도자는 왜 예배에 진심이 없는가?”, “권력을 가진 사람은 왜 더 이상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에스겔 46장은 그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합니다. 하나님의 통치 원칙은 예배를 통해 먼저 실현되어야 하며, 예배를 소홀히 여기는 지도자는 결코 공의로운 통치를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사는 구약의 유물일까?

많은 사람들이 제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구약 시대의 복잡하고 형식적인 의식을 떠올리며 “그건 이제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야”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에스겔 46장에서 말하는 안식일 제사는 단지 짐승을 잡아 바치는 옛 풍습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예배의 상징입니다.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동물을 바치지는 않지만, 시간과 마음을 드리는 제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매주 드리는 주일 예배, 삶에서 드리는 헌신, 찬양과 기도, 이런 모든 것이 바로 영적인 제사입니다. 이 제사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새롭게 세워지고, 공동체는 다시 하나님의 통치를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 삶 속에서도 안식일 제사와 공의로운 통치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현실입니다.

직장에서 회의를 시작하기 전, 짧은 묵상이나 기도로 하루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제사입니다. 자녀를 훈육할 때 감정이 아닌 공의로서 대하고, 공동체 내에서 약자를 먼저 배려한다면, 그것이 바로 통치입니다.

특히 가정이라는 작은 공동체에서, 아버지나 어머니가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예배자로 서고, 자녀 앞에서 공의로운 판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이 바로 에스겔이 꿈꿨던 회복된 공동체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에스겔 46장은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에스겔 46장은 단지 예배 규칙을 기록한 고대 문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지금도 우리에게 묻고 계시는 질문입니다. “너는 예배를 어떻게 드리고 있느냐?”, “너의 통치는 공의로운가?”, “너는 나의 백성으로서 거룩한 리듬을 지키고 있느냐?” 안식일 제사는 하나님과 다시 연결되는 시간이며, 공의로운 통치는 그 예배로부터 시작된 삶의 열매입니다. 오늘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에스겔 46장이 말하는 그 회복의 역사가 다시 살아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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