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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 24장은 하나님의 심판을 다룬 장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단지 진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깊은 애정과 슬픔이 공존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이 멸망하는 모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십니다. 그들이 스스로 불의의 길을 택하고, 회개의 기회를 거듭 저버렸기에 그 대가로 망하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성전이 무너지고, 민족이 흩어지고, 지도자가 죽는 사건 하나하나에 하나님의 무거운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너는 이스라엘 족속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에 내 성소는 너희 세력의 영광이요 너희 눈의 기쁨이요 너희 마음에 아낌이 되거니와 내가 더럽힐 것이며 너희의 버려둔 자녀를 칼에 엎드러지게 할지라" 에스겔 24:21

하나님은 그 땅의 교만을 깨뜨리시겠다고 선언하십니다. 이것은 단지 물리적 건축물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의 삶과 정체성, 신앙의 중심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회복은 고통을 통과한 이후에 온다

에스겔의 아내가 죽는 사건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인 일이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는 그 고통 속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메시지를 듣는 것입니다.

“인자야 내가 네 눈에 기뻐하는 것을 한 번 쳐서 빼앗으리니 너는 슬퍼하거나 울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하지 말며” 에스겔 24:16

이 명령은 단순한 감정 억제가 아니라,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심정을 세상에 보이기 위한 극적인 상징이었습니다.

고통을 마주할 때, 우리는 보통 그것을 피하려 하거나 이유를 묻습니다. 하지만 에스겔은 자신의 고통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고난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통로가 될 수 있으며, 회복은 고통 이후에 비로소 찾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고통의 의미를 깨닫고, 그 안에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끓는 솥의 비유, 오늘날의 교회와 공동체에 주는 경고

끓는 솥의 비유와 성전 파괴의 경고는 단지 옛 이스라엘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하고 부패한 성전, 형식적인 신앙과 외식적인 예배에 대해 결코 침묵하시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을 하나님의 임재가 아닌 종교적 안주처로 삼았듯이, 오늘날의 교회도 하나님보다 건물과 전통, 체면과 숫자에 집착하게 된다면 같은 경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끓는 솥은 정화와 심판, 동시에 뜨거운 사랑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공동체가 진리에서 멀어질 때 다시 정결케 하기를 원하십니다. 불편한 말씀, 위기의 상황, 공동체 내의 갈등조차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연단하시는 수단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위기의 순간에도,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에스겔의 아픔, 목회자와 신앙인의 고백으로

에스겔은 선지자로서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메시지를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아내의 죽음은 그에게도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개인의 아픔을 통해 민족 전체에 하나님의 심정을 전해야 했습니다.

오늘날 목회자나 신앙 지도자들도 종종 비슷한 부담을 지고 살아갑니다. 겉으로는 말씀을 전하지만, 내면에서는 개인의 고난, 가족의 어려움, 목회의 부담을 함께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스겔의 아픔은 단지 그의 개인적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늘날 신앙인의 삶 속에서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고도 하나님의 뜻을 전해야 하는' 사명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자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들의 침묵 속 고통, 그 눈물 속 기도를 통해 더 깊은 회복과 부흥을 이루십니다. 에스겔의 아픔은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연결되어 있으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에스겔 24장은 성전 파괴를 예고하는 무거운 장이지만, 그 마지막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비록 심판은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은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입니다. 하나님은 단지 무너뜨리기 위해 우리를 향해 심판을 선언하시는 분이 아니라, 다시 세우기 위한 방법으로 심판을 사용하십니다.

마치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오는 것처럼, 무너짐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배우고, 더 단단한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끓는 솥의 불은 단지 태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순금처럼 정금 같은 신앙을 만들기 위한 도구입니다.

에스겔의 메시지를 오늘 우리 안에 새기며

에스겔 24장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심판과 회복이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끓는 솥의 비유와 성전 파괴의 경고, 에스겔의 아픔이라는 상징적 사건들은 우리에게 깊은 영적 도전을 줍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의 삶과 교회를 향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고난은 결코 끝이 아니며, 아픔은 때로 하나님의 음성이 됩니다.

지금 당신의 삶에 불같은 시련이 있더라도, 그 속에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에스겔처럼 그 하나님의 뜻을 감당할 수 있는 믿음의 용기를 구하십시오. 심판 이후에 오는 회복은, 언제나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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