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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던질 땔감 같은 예루살렘 주민
여러분은 포도나무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신가요? 달콤한 열매를 맺는 나무, 풍성한 수확의 상징, 때로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라는 구절까지 떠오르실 수 있겠지요. 그런데 에스겔 15장에서는 이 포도나무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포도나무는 다른 나무보다도 못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무라고 말입니다.
에스겔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 포도나무에 비유하며 하나님의 경고를 전합니다. 나무로써 사용할 수도 없고, 타서 연기가 되어버릴 뿐인 이 나무는 결국 심판의 불길 속으로 던져지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무서운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이 담겨 있습니다.
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포도나무에 비유하셨을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보호받고, 축복받을 자격이 있었죠. 하지만 그들이 그 축복을 잊고 우상을 따르며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시기 위해 비유라는 강력한 도구를 사용하십니다.
포도나무는 원래 열매를 맺기 위해 존재하는 나무입니다. 다른 나무들처럼 튼튼한 가구를 만들 수도 없고, 기둥을 세울 수도 없습니다. 열매가 없다면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바로 포도나무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포도나무에 비유하신 이유는, 그들이 열매 없는 신앙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 삶에서 의와 사랑, 정의와 회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쓸모없는 신앙일 뿐입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적용되는 이야기
이 비유는 비단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교회를 다니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의미 있는 신앙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삶에서 하나님의 성품이 열매로 드러나야 진정한 믿음인 것이죠.
저도 한때 ‘열매 없는 신앙생활’을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교회는 매주 나갔지만, 제 삶엔 사랑도 없고, 인내도 없고, 오히려 비판과 불평이 많았던 시기였어요. 말씀을 통해 제 모습을 직면했을 때, 내가 지금 정말 하나님께 쓰임 받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제 마음을 찔렀습니다.
그 후, 저는 기도 제목을 바꿨습니다. “하나님, 저에게 열매 맺는 삶을 허락해주세요.” 그렇게 작은 순종을 실천하며, 말씀대로 살고자 노력했을 때, 제 삶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관계가 회복되고, 감사가 회복되고,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졌습니다.
불에 던져질 포도나무가 아닌, 열매 맺는 나무가 되기를
에스겔 15장은 냉정한 심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회개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는 어떤 포도나무냐?” 혹시 지금 삶 속에 ‘신앙의 열매’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낙심하지 마세요. 하나님은 잘라낸 가지를 다시 접붙이시고, 불붙은 나무를 꺼내어 회복시키시는 분이십니다. 지금 이 순간,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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