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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 17장은 다소 상징적이고 시적인 언어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두 마리의 독수리와 포도나무를 등장시켜 남유다 왕국의 현실과 그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음모,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비유적으로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계획 사이의 충돌, 그리고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주권과 회복의 메시지를 함께 묵상해 보겠습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회복의 메시지

첫 번째 독수리는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입니다. 그는 예루살렘을 침공한 뒤 유다 왕 여호야긴을 포로로 잡아가고, 그의 숙부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워 바벨론에 충성을 맹세하게 합니다. 그러나 시드기야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애굽이라는 두 번째 독수리를 의지해 반역을 도모합니다. 이 포도나무는 유다 왕국을 가리키며, 뿌리를 바벨론이 아닌 애굽으로 뻗으려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시드기야의 행위를 언약을 배신한 행위로 규정하시며, 결국 그 결과는 철저한 멸망임을 선포하십니다. 이 비유는 단순히 역사적 설명을 넘어서, 인간이 하나님 대신 다른 것을 의지할 때 겪게 되는 파멸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에스겔 17장 후반부에서 하나님은 놀라운 반전을 예고하십니다. 인간의 실패와 타락, 정치적 계산이 결국 무너진 자리에서 하나님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십니다.

하나님은 “높은 가지에서 연한 가지 하나를 꺾어 심으시겠다”라고 하시며, 그것이 점점 자라나 큰 나무가 되고, 각종 새들이 깃들이는 생명의 나무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이 구절은 장차 다윗의 후손에서 나올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예언하는 말씀으로 해석됩니다.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내가 백향목 꼭대기에서 높은 가지를 꺾어다가 심으리라 내가 그 높은 새 가지 끝에서 연한 가지를 꺾어 높고 우뚝 솟은 산에 심되 이스라엘 높은 산에 심으리니 그 가지가 무성하고 열매를 맺어서 아름다운 백향목이 될 것이요 각종 새가 그 아래에 깃들이며 그 가지 그늘에 살리라" 에스겔 17:13-14

인간의 배신과 실수, 나라의 멸망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속사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낮은 자를 높이시고, 스스로 높아진 자는 낮추시며, 당신의 계획을 반드시 이루십니다.

우리 삶에 주시는 교훈

에스겔 17장은 단지 고대 이스라엘의 정치사를 다룬 장이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 상황 속에서 본능적으로 인간적인 방법을 선택합니다. 내가 가진 인맥, 정보, 계산을 따라 움직이며 하나님의 뜻을 묻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도움이 되어줄 것 같은 세상적인 방법에 의지합니다. 그러나 에스겔 17장은 분명히 말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선택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겉보기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하나님의 방법, 그 연한 가지 하나가 오히려 진짜 생명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뿌리를 내리시는 중

에스겔 17장은 우리에게 다시금 하나님의 주권과 신실하심을 일깨워 줍니다. 인간은 반복해서 실수하고 배신하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새로운 가지를 심고 계시며, 생명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계십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의 삶이 흔들리고 계시나요? 너무 많은 선택지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으신가요?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하나님의 가지를 붙잡아야 할 때입니다. 내가 보기에 작고 미약한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심으시는 새로운 시작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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